| 최종편집: 2019년11월15일00시31분( Friday )



[ culture ]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인생을 들여다본다

“내 아픔 바라보듯 타인 아픔에도 따뜻한 손길을”

( 전북교육신문  김소정 기자   2019년 10월 31일 11시06분   )


사회 전반에 페미니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가 싶더니 ‘젠더갈등’으로 고착화돼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요즘이다. 남자와 여자의 다름이 차별로 느껴지고 서로의 다름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자신의 목소리 내기에만 열정을 쏟는다. 마음속에 실체 없는 분노와 억울함이 가득하다.

▲선입견을 벗고 영화를 보았으면

상대의 큰 상처보다 내 손톱 밑의 가시가 아프게 느껴지는 게 사람이기에 누군가의 상처에 함부로 크다 작다를 논하는 게 조심스럽다. 유교의 뿌리가 깊게 박힌 사회에서 여자의 삶이 녹록한 건 아니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남자의 삶이 편하다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오롯이 자신의 삶만을 책임지며 살든 가족의 삶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삶이든 지구라는 땅에 두 다리로 굳건히 백 년을 버티고 사는 건 누구에게나 버거울 것이다.

‘82년생 김지영’ 참 좋은 책으로 만났고 영화화되는 것에 누구보다 반가웠던 나였건만 때아닌 젠더논쟁의 노른자가 되어 영화를 개봉하기도 전에 평점 테러로 몸살을 앓는다.
선입견을 벗고 영화를 본다면 영화 속에서 누군가의 딸, 누나, 아내, 엄마 그리고 누군가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다. 단순히 김지영이란 여인의 삶만이 초점이 아닌 그 옆에 드러나지 않은 내 남동생과 아버지 그리고 남편의 고단한 삶도 내비친다. 그 삶도 결코 가볍지만은 않게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이 영화에서 남자와 여자가 아닌 가족을 보았다. 나의 힘듦에 투박하고 무심한 듯 걱정을 내비치는 시댁식구들, 딸의 아픔이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가슴을 치며 미안해하던 친정엄마, 아내가 잘못될까 마음 졸이다 마침내는 꺼이꺼이 눈물을 쏟아내던 남편, 서툴지만 보약과 만년필을 건네며 미안함과 사랑을 건네 보는 아빠와 남동생의 모습, 그리고 어설픈 위로의 말보다 따뜻하고 걱정 어린 눈빛을 건네던 직장동료들까지 내 슬픔의 짐을 나누어 가지려는 그들 모두가 가족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본 적도 없고 배운 적이 없어 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셨던 나의 아버지는 자식 밥 굶기지 않는 게 가장 큰 사랑이라 믿으셨기에 나 또한 아버지의 땀으로 일궈낸 따뜻한 도시락통을 품에 안으며 부모님의 사랑을 헤아렸던 그때가 생각난다. 내 아버진 어머니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때론 모진 말로 내뱉기도 하셨지만, 그 투박하고 모난 표현이 어떤 의미인지 어머닌 아셨기에 40년이 넘는 짧지 않은 시간을 동행하고 계신지도 모르겠다.

▲“여자는 제자로 안 받아”라던 교수님

딸로 아내로 엄마로 사는 모두는 김지영이다. 결혼해도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던 나는 지금 박사과정까지 공부한 것이 무색하게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연구실에서 책을 펴내고 논문을 쓰며 멋진 커리어 우먼을 꿈꾸었던 내겐 엄마의 삶과 직장인의 삶을 함께하기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좋은 일자리는 무지개와 같은 신기루일 뿐이었고, 좋은 복지 정책도 예쁜 포장지에 든 빈 상자일 뿐이었다.
“난 여자는 제자로 안 받아. 공부 좀 가르쳐 놓으면 결혼한다고 쉬고 애 낳는다고 쉬고 애 아프다고 툭하면 자리 비우고. 그래서 여자 제자는 안 받아.”라고 했던 어느 교수님의 말씀이 10년이 지난 요즘의 내 가슴을 후벼 판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든 남자로 살든 힘듦의 끄트머리에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 요즘에 누군들 힘들지 않겠는가? 그러하기에 더욱 누군가의 삶에 대해 편견 없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요즘이다. 곪은 곳이 터지고 그 터진 곳이 덧나지 않게 처치하면 가장 빨리 낫는다. 남자와 여자의 다름에 대한 논쟁이 터졌다. 이젠 덧나지 않게 잘 보듬어주고 낫는 일만 남았다. 이 영화가 시작점이 되어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을, 내 아픔을 바라보듯 타인의 아픔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는 우리네 모습이 다시 세상에 온기를 더해주길 꿈꾸어 본다.

(김소정=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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